
좁은 바다에서 육지로 떠밀리며
드넓었던 바다와 이별을 고했다
헤엄치던 날들은 등 뒤로 흘렀고
심해보다 깊은 고요를 안고 떠났다
어느 날,
잊었다 여긴 수평선 너머에서
노을이 파도처럼 안부를 묻더라
다 지나간 줄 알았더니
그저 잠시 가라앉아 있던 것이더라
숨 고르며, 비틀거리며,
물 대신 먼지를 삼켜가며 버텼던 날들
낯선 땅 위에 선 두 발은
내가 누구인가를 묻는다
이 글은 육지로 떠밀려온 고래라는 생물을 통해, 낯선 선택 앞에 선 우리 삶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냈습니다. 고래는 본래 바다의 생물이지만, 육지에 이르러 자신이 누구인지 묻습니다. 익숙하던 바다(과거의 삶 = 선택지)를 떠나 낯선 땅(새로운 길 = 선택지) 위에 서 있는 고래의 모습은, 삶 속에서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선택의 무게를 떠올리게 합니다.
글의 후반부에서는, 잊었다고 생각했던 바다의 노을이 파도처럼 안부를 묻습니다. 이는 포기했던 선택이나 과거의 꿈이 문득, 강렬하게 마음속에서 되살아나는 순간을 뜻합니다. 이미 지나간 줄 알았던 감정, 욕망, 가능성들이 사실은 그저 잠시 가라앉아 있었을 뿐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면이지요.
이 글이 주는 울림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매순간 선택의 연속이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갈림길 앞에 서고, 때로는 하나의 길을 택하기 위해 다른 길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헛될까 두려워, 한때 외면했던 길을 다시 바라보는 일이 주저되기도 하지요. “그때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포기했으니까”라며 스스로를 설득해보기도 하고요.
하지만 묻고 싶습니다. 과연 삶이 단순한 양자택일에 불과할까요?
고래가 바다에서 육지로, 다시 바다로 돌아가며 적응했던 과정을 떠올려 보면, 그것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진화의 흐름, 시간의 축 속에서 이루어진 과정이었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길도, 포기했던 길도 결국은 한 사람의 삶을 구성하는 여정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그 안에서 자신을 다시 바라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품는다면, 인생은 단순한 결과를 넘어선 더 깊은 의미를 품게 되지 않을까요?
이 글을 쓰는 저도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했지만, 누군가는 이 글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질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멈춰 섰던 길에서 다시 나아갈 용기를 얻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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